“여기가 도서관이야, 교회야?”… 목회, 문화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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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도서관이야, 교회야?”… 목회, 문화를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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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악하늘 도서관장’ 임명진 서울 북악하늘교회 목사 


서울 성북구 정릉동 508단지. 조용한 빌라촌이던 이곳에 지난해 8월 작은 교회 하나가 들어섰다. 지역 주민에게는 도서관으로 불리는 북악하늘교회다. 19일 찾은 북악하늘교회는 교회를 상징하는 십자가도, 교회 이름이 적힌 간판도 없었다. 대신 5000여권의 책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도 검색에서도 교회 이름 대신 ‘작은도서관 북악하늘’로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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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교회였어요?”


북악하늘 도서관장 임명진(49) 북악하늘교회 목사는 개척을 준비하면서 교회 문턱을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국문학과 출신으로 책을 좋아했던 임 목사는 자연스레 도서관을 떠올렸다.


임 목사는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의 모임을 교회라고 한다면 교회가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회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척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문화를 전도의 수단이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 자체가 문화”라고 강조했다.


개척 초기엔 한 사람의 방문자도 없었다. 산 중턱에 위치한 508단지는 유동인구가 적었다. 편의점 등 상업시설이 하나도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임 목사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508단지 주변으로 1200∼1300세대가 산다. 인구로는 4000∼5000명쯤 된다”며 “오히려 지역 사회에 파고들어 갈 수 있는 목회가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영어 동화책 읽기’ ‘뮤직 세러피’ ‘유럽단편영화제 상영회’ 등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최근엔 도서관에서 버스노선 확충을 위한 지역 공청회도 열었다. 임 목사는 “지역 사회에 교회가 담당해야 할 역할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행히 주민들도 마음을 조금씩 열고 있다”고 말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북악하늘교회는 지역 사랑방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가고 있다. 많진 않지만 단골도 생겼다. 임 목사의 주된 사역은 방문자들과의 대화다. 임 목사는 “대화 주제가 다양하다. 오늘도 단골 한 분이 독어로 된 원서를 들고 와서 요즘 보는 책이라며 책 내용을 한참 설명하고 갔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도서관 운영의 가장 큰 장점은 비신자를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며 “전도를 굳이 하지 않더라도 삶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여기가 교회였어요’라고 묻는 분이 많지만 신기하게 주일예배를 드리러 오는 분도 20명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어려움 있지만 주님이 채워주실 것”


많은 작은 교회들이 경제적 이유로 문을 닫는다. 임 목사 역시 고민이 많다. 주일예배 헌금은 도서관 임차료와 운영비로 모두 나간다. 도서관을 운영하며 판매하는 음료 수익이 있지만 수익이라 부르기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는 “도서관을 만들 때 하나님께서 목수 집사님을 붙여주셔서 적은 비용으로 인테리어를 마칠 수 있었다”며 “하나님의 예비하심을 순간순간 경험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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