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다큐멘터리, 선교에 적극 활용해야”
‘회복’ ‘서서평’ 등 10만 이상 관객 끌어모아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를 선교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있는 그대로를 묘사해 감동을 전함으로써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신대 강진구(국제문화선교학) 교수의 ‘한국 선교 다큐멘터리영화의 현황과 문화선교적 역할 연구’ 논문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기독교 영화는 드라마 장르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성과를 올렸다. 이 논문은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학술지인 ‘복음과 선교’ 최근호에 소개됐다.
실제 2009년에서 2017년까지 총 24편의 기독교 다큐멘터리가 일반상영 방식으로 극장에서 개봉한 반면 같은 기간 제작된 기독교 ‘극영화’는 3편에 불과하다. 강 교수는 “드라마 형식을 고집했던 영화의 경우 기독교영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다큐멘터리영화가 기독교영화의 주류를 형성한 배경에 대해 강 교수는 ‘일반 영화계의 다큐멘터리 열풍과 다큐멘터리영화에 대한 교회 내부의 인식 변화 등을 꼽았다. 주목할 것은 기독교 다큐멘터리영화 대부분이 선교사들의 활동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소재도 다양해 현재의 한국인 해외 선교사들부터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활동한 외국인 선교사들의 사역을 조명하고 있다.
2009년 개봉한 ‘소명’은 전체 인구가 100여명에 불과한 아마존 정글의 바나와 부족과 생활하고 있는 강명관 선교사 부부의 일상을 여과 없이 담아냈다. 같은 해 개봉한 독립영화 중 세 번째로 많은 관객(9만7529명)을 동원했다.
‘회복’은 예수 믿는 유대인이 핍박받는 현실을 소개한 영화로 기독교 다큐멘터리 역사상 최다 관객 수(15만5281명)를 기록했다. 강 교수는 “이 영화로 인해 예수 믿는 유대인을 뜻하는 ‘메시아닉 주(Messianic Jew)’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활동했던 선교사와 선교역사를 다루는 선교 다큐멘터리에 대해 강 교수는 “현재의 교회와 기독교인에게 자신의 신앙을 성찰하고 선교적 소명을 고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개봉한 ‘서서평, 천천히 평온하게(포스터)’가 대표적이다. 독일인으로 조선에 간호사로 파송된 서서평 선교사는 한국 최초의 여성 신학교이자 한일장신대의 전신인 이일학교를 세워 과부와 버려진 소녀들을 구제해 교육했다. 54세에 풍토병과 영양실조로 생을 마감하면서 자신의 시신을 의학용으로 기증했다. 높은 호응을 받으며 11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강 교수는 “기독교 다큐멘터리영화에는 연출한 감독의 소명의식이 담겨 있고, 이는 관객이 선교활동을 이해하고 선교사에 대한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그들을 선교사역에 참여토록 독려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기독교 다큐멘터리영화 제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