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두 가지 숨길 수 있다면  

어릴 적 소풍가서 가장 기대를 하며 즐겼던 놀이 중 하나가 보물찾기 였다. 시상대 위에 푸짐히  쌓인 상품들은 ,  숨겨진 보물 쿠폰을  이곳 저곳으로 가슴 두근 거리며 찾아 다니다가 바위 밑에서 또는 나뭇가지 속에서 찾아낸 어린 마음을 기쁘게 해 주기에 충분했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보물찾기의 설레임은 여전 한 것 같다. 비록 크리넥스 티슈 한 통이나 조그만 플라스틱 쓰레기통 한 개가 상품이라 하더라도.
곳곳에 숨겨진 상품권들은  찾는 자들을 위해 감추어져 있다. 다시 말하면, 아무도 찾지 못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찾는 자나, 필요로 하는 자가 약간의 노력으로 찾을 수 있게,  반면에, 아무나 손쉽게  주워 올 수는 없게 조용히 감추어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어떤 것은 감추는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 있다. 죽어 무덤에 갈 때 까지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할  비밀, 또는 숨기어 아무도 모르게 하는 국가 기밀 등이 그런 예이다. 비밀이 노출 될 때, 많은 사람들이 해를 입게 될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어떤 일은 사회 공의를 위해 반드시 폭로 되어야 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비밀이 잘못된 사람에게 노출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세상 역사 속에서 베스트 셀러 중 베스트 셀러인 성서에 따르면, 성공을 위해 또는 보람된 삶을 위해 꼭 숨겨야 할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분노 (anger)를 숨겨야 한다. 화가 났을 때 굳이 내 가 화가 난 것을 그대로 표현 하는 것이 솔직하다고 생각 하는 것은 좀 유치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화장실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아무데서나 일을 처리하는가? 침을 뱉어야 할 때  시간 장소 가리지 않고 뱉어 버리는가? 화가나는 것은 감정이고 침뱉는 것은 육체적 영역이라고 변박할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은 모두 뇌에 의해서 콘트롤 되는 것이며, 화가 나는 것도 뇌가 사건을 평가하여  그에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결론에 이르렀을 때, 육체적으로 홀몬을 분비하여 그런 기분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똑 같은 시간과 장소,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펄펄 뛰며 소리 지르는가 하면, 어떤사람은  조용히 앉아 혀를 깨물고 있는 예도 있다. 감정을 속이라는 뜻은 아니다. 여기에 쓰인 단어는 하이드 ( hide) 보다는 컨실(conceal) 이라고 했다. 속이고 숨기라는 것이 아니고 바로 써야 할 때까지 감추어 두라는 의미이다. 억울하거나 불의한 일 을 당했을 때, 불공평하다고 느꼈을때, 분노의 기분이 드는 것은 자연 현상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 것은 훈련과 인격에 달려있다. 흔히 국민성이라고 말하는 것, 성격, 개성이라고 불려 지는 것이 그러 하지만, 다시 생각 해 보면,  국민성이 다혈질이니까 그렇게 감정 노출 하는 것인가. 아니면 감정을 콘트롤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그냥 해버리는 것일까?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는 말씀이  파라독스 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러기에 화가 나도 그것을 숨기는 자가 더 무서운 상대일 수도 있다. 분노를 숨길 수 있는 사람이면, 그 이상의 것을 숨길 능력이 있기에, 그 속에 무엇이 감추어져 있는 지 다만 추측할 뿐이다.

 일상 생활이나 심각한 비즈니스에도 또 하나  숨겨야 할 것이 있는데  지식 즉 알고 있는 것이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다’라는 표현이 있다. 짧은 지식이나 정보를 알거나  갖고 있으며 그에 대해 , 말로 또는 글로 설쳐댈 때를 가르켜 하는 말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도 들어 본 것 같다. 이럴 경우라고 하기 보다는, 내가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 가를 떠들어 대지 말고 조용히 기다리다가, 필요 할 때 적절히 쓰는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다. 빈 깡통도 필요 할 때가 있지만, 쓸데 없이 떠들어 대는 빈 깡통은 차라리 이 자리에 없었으면 더 평화로웠을 텐데 하는 기분 마져 들게 한다. 국제적인 흥정에서, 사업상 거래에서, 또 집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며 감정과 지식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신기한 척, 아이들의 새로운 발견 거리를 다 들어 주는 엄마 아빠의 모습에서, 상황의 앞뒤를 다 알고 있으면서도, 넋두리 늘어 놓는 친구의 아픔을 같이 나누듯 진지하게 들어주는 옛 동무의 모습에서 삶의 아름 다음을 느낀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전략전술이나, 카네기 처세술에 제시된 대인 관계나, 사회과학 입문에서 소개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이나 다 공통적으로 다루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점인 것 같다.  분노와 지식을 감추고 남을 배려하며, 겸손히 맡은 자리에서 신실하게 살아 가는 동행자 여러분, 힘들고 어려워도 감출 것은 감추고, 보일 것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사람을 가려서 노출하며, 여기까지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이 하루도  우리의 아름다운 여행길을 함께 또 걸어갑시다.